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1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민정 (김영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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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지혜의 시인이라 불리는..)

그러자 아기를 품에 안고 있던 한 여인이 말했다.
저희에게 아이들에 대하여 말씀해 주소서.
그는 말했다.
그대들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들의 아이는 아닌 것.
아이들이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인 것.
그대들을 거쳐 왔을 뿐 그대들에게서 온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는 아닌 것을.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순 있으나
그대들의 생각까지 줄 순 없다.
왜? 아이들은 아이들 자신의 생각을 가졌으므로.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마저 줄 순 없다.
왜?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들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도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그대들 아이들과 같이 되려 애쓰되
아이들을 그대들과 같이 만들려 애쓰진 말라.
왜? 삶이란 결코 뒤로 돌아가진 않으며,
어제에 머물지도 않는 것이므로.
그대들은 활,
그대들의 아이들은 마치 살아 있는 화살처럼
그대들로부터 앞으로 쏘아져 나아간다.
그리하여 사수이신 신은
무한의 길 위에 한 표적을 겨누고
그분의 온 힘으로 그대들을 구부리는 것이다.
그분의 화살이 보다 빨리, 보다 멀리 날아가도록.
그대들 사수이신 신의 손길로 구부러짐을 기뻐하라.
왜? 그분은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시는 만큼,
또한 흔들리지 않는 활도 사랑하시므로.




엄마ㆍ아빠가 같이 읽는 시 - 작자 미상

지난날 우리에겐 아이가 탄생했어요.
평범한 출생이었죠.
이일저일 바빴고, 치러야 할 고지서도
많았기에 내 아이는 내가 없는 사이에
걸음마를 배웠고,
나도 모르는 사이 말을 배워
나는 아버지 같이 되겠어요, 아버지.
꼭 아버지를 닮을 거예요.
언제 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함께 보게 될 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겠지.

내 아들이 지난달 10살이 되었군요.
공 사 주셔서 참 고마워요.
아버지, 함께 놀아요.
공 던지기 좀 가르쳐 주세요.
오늘은 안 되겠다, 할 일이 많다.
아들은 괜찮아요 하며
밝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나갔다.
나는 아버지 같이 될 거예요, 아시죠.
나는 아버지 같이 될 거예요.
언제 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자꾸나.

내 아들이 며칠 전 대학에서 돌아왔더군요.
사내답게 컸길래 나는 말했지요.
내 아들아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잠시 함께 앉아 있으려무나.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로 말하길
차 열쇠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이따 봐요.
언제 돌아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 함께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하죠.

나는 은퇴한 지 오래이고,
아들은 이사를 나갔죠.
지난달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괜찮다면
한번 볼 수 있겠니?
그러고 싶어요, 아버지 - 시간만 낼 수 있다면요.
새 직장 때문에 바쁘고 애들은 감기에
걸렸어요.
얘기하게 되어 반가워요, 아버지.

전화를 끊고 나자 선뜻 깨닫게 된 것은
내 아들이 나랑 똑같이 컸다는 것.
내 아들이 꼭 나와 같다는 것.
언제 집에 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죠.
아버지.




  미국의 여류작가 델마 톰슨의 남편은 군인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전쟁 중에 사막 근처의 육군훈련소에 배속되었고, 델마 톰슨 역시 사막 근처의 오두막집에 살게 되었다. 그곳은 섭씨 46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로 견디기 어려웠고, 또한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음식에 섞이기 일쑤였다. 그녀는 몹시 괴로웠다. 말 상대자는 멕시코 사람과 인디언뿐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녀는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도저히 견딜 수 없으므로 집으로 돌아가겠다. 이런 곳보다는 차라리 형무소가 낫겠다.'고 호소했다. 편지를 받아 본 아버지는 단 두 줄의 회답을 보내 왔다.
  "두 사나이가 형무소에서 창 밖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흙탕물을, 다른 한 사람은 별을 보았다."
  이 두 줄의 글이 그녀를 작가로 만드는 주춧돌이 되었다 한다. 그 후로 그녀는 현재의 상태에서 항상 좋은 것만을 찾았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그곳에서 그녀는 반짝이는 별을 찾았고, 그것을 소재로 「빛나는 성벽」이라는 소설을 썼다. 모든 것은 그대로였는데 훌륭한 상담자의 역할을 하셨던 아버지로 인해 그녀의 마음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신이 만든 감옥의 창을 통해서 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델마 톰슨이 유명 작가가 된 후에 한 말이다.
Posted by 야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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